케모포트에 이어 히크만 카테터에게도 내 오른쪽 가슴을 점령당했다. 케모포트는 몸속에 숨어 버려서 인사도 제대로 못했는데, 히크만 카테터 자네는 잘 생기지도 않은 두발을 당당하게 내밀고 있으니 종종 인사라도 할 수 있구나. 그래서일까. 왠지 케모포트보다는 좀 더 정답게 느껴진달까. 그런 의미에서 너에게는 특별히 별명을 지어주련다. "두발이"라고... 내 친구 두발이 두발아, 케모포트 때와 마찬가지로 네가 내 몸속으로 들어올때의 그 끔찍한 기분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하지만 한동안 내 몸에 머물 것이고,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모든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줄테니 너는 나에게 매우 고마운 존재라 여긴다. 그러니 케모포트와 마찬가지로 히크만 카테터 자네도 나의 소중한 친구로 인정해 주련다. 두발아,..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가장 소중한 시우의 네번째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해. 우리에게는 시우를 만난 것이 무엇보다 큰 아름다운 축복이야. 시우가 있어서 우리에게는 매일매일이 행복한 선물이란다. 시우야. 씩씩하고 건강하게 잘 자라주어서 고마워. 밥도 잘먹고 잠도 잘자고 즐겁게 잘 놀아서 고마워. 동생과 잘 놀아줘서 고맙고. 엄마 아빠를 사랑해줘서 고마워. 그리고 어린이집에서 친구들과 선생님과 즐겁게 잘 지내서 고마워. 우리에게는 시우의 모든것이 고맙단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고마운 것은 이렇게 멋진 시우가 세상에 태어나준 거야. 이렇게 멋진 시우가 우리의 곁에 있는것이 세상에서 가장 큰 축복이란다. 시우의 해맑은 밝은 웃음이 너무나 예쁘구나. 그 밝은 웃음을 언제까지나 간직하렴. 시우의 앞날에는 주님의 은총..
하느님의 사랑을 품은 시우에게 하느님의 은총으로 너를 품에 안은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네 번째의 생일을 맞이하고 다섯 살의 시우를 보게 되는구나. 시우의 네 번째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이 있도록 허락해 주신 하느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무엇보다 지난 4년의 시간 동안 큰 걱정없이 잘 자라 주어서 너무나 고맙다. 사랑한다. 시우야. 처음 만났을때의 시우도, 첫 돌때의 시우도, 명지어린이집을 다닐때의 시우도 그리고 바다의 별 어린이집에 입소해서 다섯 살이 되는 지금의 시우도 모두가 너무나 소중하구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예쁘고, 그 사랑스러움을 말로 표현하기 조차 힘들다. 그만큼 시우를 사랑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겠지. 지금의 시우가 있음으로 이만큼 행복하고 시우를 ..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를 항암치료를 받았다.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의사님이 주셨으니 그 희망이 희망으로 끝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6차 항암치료의 예정일은 3월 31일 이였는데, 이번에도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 나머지 일주일을 미뤄야만 했다. 코감기와 목감기와, 설사까지.... 한편으로는 많이 힘들겠지만 그래도 항암치료를 강행하고 싶은마음도 있었으나, 의사님이 일주일 미루자고 단호히 얘기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연기하고 말았다. 그리하여 일주일이 연기된 4월 7일에 6차 항암치료를 받았다. 물론 그 일주일 동안 몸관리를 정말 철저히했다. 대추와 생각차를 열심히 마셨고, 물론 감기약도 열심히 먹었다. 감기에는 푸욱 쉬는게 최고의 명약이라고 했으니 낮에도 가급적 덜 움직이고 잠도 많이 잤다..
나는 나의 건강을 염려한다거나, 나의 건강에게 많은 것들을 할애하고 투자한다거나, 나의 건강에게 안녕을 묻기에 매우 인색했다. 그 인색함을 가만히 들여다 보니 그것은 어림에 기인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난 그동안 매우 어리고 어렸는데, 그 어림을 잘 몰라서 항상 인색할 수 밖에 없었던 거였다. 어른은 그에 걸맞는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고, 더 많은 근심과 걱정을 해야한다. 그것은 어른의 최소한의 조건이다. 그리고 그 책임과 근심 걱정에 건강이라는 주제도 더해주어야 비로소 어른이라는 대명사가 완성되는 거다. 어른은 건강을 염려한다. 그리고 그것이 어른의 비밀이다. 필수 영양소라던가 권장 섭취량이라던가 하는 어른만의 비밀. 사람이 수명이 다해 죽기까지 항상 어릴 수가 있을까? 어린 사람이 수명..
영원히 적응할 수 없는게 바로 항암치료겠지. 물론 적응하고 싶은 마음도 전혀 없지만 말이다. 다섯번의 항암치료를 받았다. 그리고 컨디션 관리에 실패한 덕분에 지난 몇번의 항암치료보다 유독 힘든 회복기를 보내고 있다. *항암치료를 준비하고 있는 그대여, 감기를 조심하라. 지난 월요일(3월 10일)에 5차 항암치료를 받았다. 항암치료를 받기 바로 직전에는 이것저것 더 많은 것들이 하고 싶어진다. 아마도 항암치료를 받고난 이후에는 또 한동안 꿈쩍도 못하기 때문이겠지... 그래서 지난 주말에는 아이들과 북악스카이웨이에도 다녀오고, 점심에는 이태리 식당에서 외식도하고, 저녁에도 와이프와 큰아이가 너무나 좋아라 하는 우삼겹을 먹으러 본가에도 다녀왔다. 그러는 사이에 난 가벼운 감기에 걸렸었나 보다. 아주 약간의 콧..
아이들과 함께 북악스카이웨이에 산책을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근처의 맛집이라고 소문난? 라비아도 다녀왔습니다. 네이버에서 북악스카이웨이 맛집 이라고 검색하니 나오더군요. 많은 분들이 올려 놓으셨길래 여기 한번 가보자 하는 심정으로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제 나름대로의 평가도 살짝? 올려봅니다. 처음으로 가본 북악스카이웨이 팔각정을 사진에 담아 봤습니다. 화창한 날씨를 뒤로하고 우리를 반겨주는 팔각정이 왠지 정감있게 느껴집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이제껏 수도권에서만 머물며 살아왔는데 북악스카이웨이에 처음 와봤다는게 신기하게 느껴졌고 그래서 인지 이 팔각정이 더 정감있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늘은 이만큼이나 높고 푸르렀지만.... 봄날이라고 하기에 매우 춥고, 바람도 엄청나게 많이 불었습니다. 북악 스카이..
북한산으로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아직은 봄기운을 느끼기엔 이른 날씨였지만, 아이들과 나들이를 다녀온게 백만년은 지난 것 같기도 했고, 나에게는 산림욕이 필요하다는 주위의 권유가 있기도 했기에, 겸사겸사 다녀온 이른 봄날의 나들이 였습니다. 봄날이라고 하기엔 많이 부족했지만요.... 북한 산 둘레길이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쿨럭;; 일단 북한산에 가보자 하는 마음으로 갔을 뿐이고, 북한산 입구를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 보니 북한산성으로 갔을 뿐이고, 분한산성 옆에 주차장이 있길래 주차했을 뿐이고, 내려서 걷다보니 분한산 둘레길이 나왔을 뿐이고... 그렇게 우리는 몇 구간인지도 모를 북한산 둘레길을 걸었습니다. 북한산 둘레길 안내판이 있었군요. ;; 오랜만의 나들이인 만큼 가족사진을 빼놓을 수 없었습니다. 정..
지난 3일에, 둘째 아이인 시우가 유치원에 입학했습니다. 2년동안 다니던 어린이집을 졸업했지요. 그리고 이제 큰 어린이집으로 가야 한다고 알려주었습니다. 큰 어린이집이 바로 유치원인거죠. 시우가 이번에 입학한 곳은 일산 풍동에 위치한 "바다의 별 어린이집" 입니다. 그러고 보니 유치원이 아니라 어린이집 이군요. 그리고 아이에게 알려준 것처럼 큰 어린이집이 맞군요. ㅎㅎ 입학식에 함께 했으면 참 좋았을텐데... 전 투병중이라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대신에 아이 엄마가 아이와 함께 했지만, 저로써는 여간 아쉬운게 아니였습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새롭게 받은 원복을 입히고 집에서 열심히 사진만 찍었습니다. 그래도 예쁘게 잘 웃어주고 포즈도 잘 잡아주는.... 아빠의 마음을 잘 헤어려주는 둘째 아이입니다. 그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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