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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항암치료를 시작하고 6일차. 투병일기.

 

무거워진 몸, 뒤숭숭한 잠자리, 약간의 두통, 되돌아온 식욕

 

항암주사를 맞은 것은 6일전이지만, 입원한지는 8일이 지났다. 중심정맥관을 삽입하기 위한 수술도 받았고 항암주사도 맞았고, 부작용들 때문에 고생도 했지만 어느덧 8일이나 흘렀다. 사실 8일이 흘렀다는 것에 별다른 느낌이 없었는데, 조금전 장모님이 벌써 8일이 지났다라고 말씀을 하시는 바람에 불현듯 그 8일의 무게감이 느껴졌다.

 

병실에 입원해 있는 것이 크게 불편하다고 느끼지 않고 있었다. 그러니까 정신적으로 말이다. 모처럼의 휴식이라고 생각하자며 최대한의 긍정적 마음이였으니까. 그런데 이제 고작 8일이 지났을 뿐인데 그러한 긍정적인 마음이 조금은 흔들리고 있음을 느꼈다. 이유를 생각해보니 여유롭게 해야지 라고 했던 몇가지 것들이 "동"이 났기 때문이였다. 그것이 무엇인고 하니... 스마트폰에 담아둔 3편의 영화와 4편의 드라마를 다 봤고, 담아둔 만화도 다 봤다. 더이상 볼게 없다. 는 것이였다. 고작 그것때문에?

 

지난밤에는 잠자리가 뒤숭숭했다. 잠을 청하려 누울때부터 몸이 무겁다 느껴졌는데 새벽에 잠에서 깨어서는 살면서 처음 느껴보는 무게로 내 몸이 눌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내 몸이 너무나 무거워서 침대가 내 몸무게를 이겨내지 못하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몸을 뒤척여 봤는데 저절로 끙하는 소리가 입으로 새어나왔다. 평소에 느껴본적 없던 무게감이 였기에 어색했다. 하지만 이내 내가 지금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라는 것을 떠올렸다. 부작용이라는 단어가 머리에 떠오르고 머리가 지끈 거렸다.

 

8일동안 이런현상이 한번도 없었기 때문에 그냥 병실 생활에 조금 지쳐가고 있어서 그랬나 싶기도 하다. 약간의 두통 정도는 항암치료와는 상관없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니까. 이것 또한 그런가보다 하고 가벼이 넘겨도 될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일기에는 기록하는게 맞겠지? 앞으로도 이러한 일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 선생님과 상의해야 하는게 맞을 테니까.

 

오후 소변검사 결과에 "산"성분이 많이 검출 되었다면서 간호사가 오더니 알수 없는 약물을 주입하고 갔다. 몸에 "산"성분이 많으면 숨이 차오를 수 있다며 "산"성분을 중화시키는 약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항암주사 맞은 당일에도 동일한 설명을 해주면서 먼가 약을 투입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약에 취해서 몽롱한 상태였지. 그 이후로 한번도 "산"에 대한 얘기가 없었는데 오늘 갑자기 "산"성분이 많이 검출된건 왜일까.

 

식욕이 돌아왔다. 그것도 완전히. 방금 고구마를 먹으면서 느꼈다. 어제는 방금 먹은 고구마의 절반도 안먹었는데도 먹기싫다는 느낌이였는데... 지금은 배가 부를정도로 먹고도 살짝 아쉬움이 느껴졌다. 그러니 예전의 식욕으로 완전히 돌아왔다고 봐도 무리가 없겠지. 아니 어째 식욕이 더 좋아진 것 같기도 하고...?

 

그나저나 큰일이다. 아직 퇴원 날짜가 많이 남은 것 같은데 벌써부터 이렇게 병실생활이 지쳐버리면 우짜지? 걱정이다.

 

오늘의 투병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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