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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오늘이 이식일이다. 이식받을 생각에 들떠서 였을까. 지난밤에 잠을 많이 설쳤다. 오늘 오후 5시 경부터 이식이 시작될 예정이라고 한다.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리는 군 ㅎㅎ

 그동안 세 종류의 항암제를 투여받았고, 전신방사선을 2회 받았다. 그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잘 견뎌낸 자신이 대견스럽다. 지금쯤 공여자분도 병원에 입원해 있을 테고, 조혈모세포를 체취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을 진행하고 있을 테지. 이식이 성공적으로 끝나기까지 모든 과정들이 순조롭게 잘 진행되길 바랄 뿐이다. 



플루다라빈, 멜팔란, 에이티지

 플루다라빈은 이거 항암제 맞아? 라고 할 정도로 부작용이 거의 없었다. 한가지 부작용이라고 한다면, 몸에 기력이 다소 딸리다는 느낌 정도랄까. 덕분에 잠은 잘 오더라. 그래서 시간이 훌쩍훌쩍 잘 갔으니 어쩌면 고마워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멜팔란은 30분동안 짧게 투여받았는데도, 고용량 항암제인 만큼 부작용도 꽤 심했다. 멜팔란은 특이하게도 입속에 지속적으로 얼음찜질을 하면서 투여받았는데, 입속에서 발생하는 수포를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하더라. 어쨌거나 이 녀석 때문에 울렁거림도 극에 달했었고, 비몽사몽으로 하루를 보내야만 했었다. 


에이티지 투여후 이런 수포들이 온몸에 ㅠㅠㅠ

 에이티지는 토끼에게서 추출한 단백질 물질이라고 간호사 샘이 설명해 주더라. 그래서 다른 항암제보다 부작용이 많은 편이라고... 그래도 멜팔란보다는 다소 수월하긴 했는데, 역시 만만치 않았다. 더군다나 온몸에 수포 비슷한 녀석들이 나오는 바람에 따갑고 간지럽고 난리도 아니였다.  지금은 수포들이 다 가라앉아서 참 다행이긴 하지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히유. 이런 경험은 다시 해보고 싶지 않다규. 그래도 일반적으로 많이 나타나는 고열이나 복통등의 부작용은 없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한다. 



전신방사선

 전신방사선은 2회를 받았는데, 한번 받을 때마다 40분씩(좌/우 20분씩) 받았다. 40분 동안을 쪼그려 앉은 자세로 버텨야 한다니, 이건 너무 가혹했다. 더군다나 바닥도 딱딱해서 엉덩이(엉치)뼈가 아파서 혼났다. 40분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긴 시간이란 걸 미쳐 몰랐다. 그래도 이 또한 지나가고 2번 다 무사히 잘 받았다. 전신방사선 치료를 받고 나니 울렁거림도 더 심해지고, 명치 부분도 아파서 혼났지만 그래도 잘 견뎌낸 자신이 자랑스럽다. ㅎㅎ




 이렇게 이식을 받기 위한 전처치들을 무사히 잘 끝냈으니 이제 여기서 콤마를 한번 찍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할테다. 이렇게 콤마를 하나둘씩 찍다 보면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 이라는 큰 이야기의 마침표를 찍는 그날이 오겠지. 이제 이곳에서의 생활도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으니, 끝까지 이렇게 잘 생활하는 거다. 으랏차차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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