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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가기 전날의 설레임은 지루하도록 시간을 붙잡아 두었습니다. 그랬던 소풍을 한번가고 두번가고 이제는 몇번의 소풍을 다녀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정도로 많은 소풍들을 다녀왔습니다. 참으로 빨리도 시간은 흘러갔지만, 소풍가기 전날의 그 긴 시간들은 아직도 기억에 선명합니다. 이토록 묘한 시간들이 흘러갔고, 이제는 내 아이들이 소풍을 여러번 다녀오고 있습니다. 내 아이들도 소풍을 다녀올때 마다 그 기다림이 어릴적의 나처럼 그토록 길게 느껴질까요. 


김밥하면 소풍 얘기가 빠질 수가 없는거죠. 어릴적 소풍과 함께한 추억중에 9할은 김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잖아요? 그 시절에는 김밥과 사이다가 소풍에서의 최대 별미였으니까요. 소풍가는날 아침에 김밥 만드는 엄마 옆에서 김밥 재료들 하나둘씩 주어먹고, 김밥 꽁다리 낼름낼름 주워먹던 기억들이 떠오릅니다. 


그런데, 학창시절이 지나가고 내 아이들이 태어나기 이전까지 집에서 김밥을 먹었던 기억이 전혀 없습니다. 그 대신 길거리에서 쉽게 사먹을 수 있는 김밥들이 그 자리를 채웠습니다. 말 그대로 흔한 김밥이 된거죠. 값싸고 흔한 김밥이 있으니 집에서 김밥을 싸먹을 이유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내 아이들에게는 그런 흔한 김밥을 먹이고 싶지 않은건 왜일까요. 아마 이건 얘기하지 않아도 세상의 모든 부모는 다 공감할 것 같습니다. ㅎㅎ


그렇게 김밥에 대한 추억 한줄을 생각하면서...

아빠가 되기 이전과 그 이후를 모두 통틀어도 처음인 김밥 만들기에 도전했습니다. 룰루~ 아이가 소풍갈때마다 새벽같이 일어나서 김밥을 싸던 와이프를 조금씩 도와준적은 있었지만 혼자서 김밥을 만들어 보긴 처음이네요. 이거 준비할 것도 많고, 손도 엄청 많이 가기때문에 힘들꺼라 생각했는데... 막상 만들어 보니 어라? 별거 아니잖아?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을 보니 한시간을 훌쩍 넘겼더라구요. ㅎㅎㅎㅎ 역시 보통일이 아닌건 확실합니다. 




이래뵈도 계란 지단도 만들줄 안답니다. 지단 만들기 전~혀~ 어렵지 않아요.

시금치도 살짝 데쳐서 물끼도 꾸욱 짜주고 참기름과 깨소금을 넣어서 조물조물 해주었습니다. 

당근도 채썰어서 볶아주고~ 햄, 어묵, 맛살도 적당히 잘라서 한번 볶아 주었습니다.

단무지도 물에 살짝 담가 두었다가 물끼를 빼서 준비했습니다. 




입이 작은 아이들에게는 미니 김밥을 만들어 줄려고 이렇게 따로 준비했습니다.




밥은 소금과 깨소금과 참기름을 적당히 넣어서 잘 비볐습니다.

근데, 새로한 밥이 아니라 있던 밥을 그대로 사용했더니;;  

밥이 고슬고슬 하지가 않았어요. 김밥에 들어가는 밥은 고슬고슬해야 맛있는데 말이죠;; ㅠㅠ




이건 작은 아이들을 위한 미니 김밥입니다.

와이프도 김발을 사용하지 않길래 저도 김발없이 그냥 말았습니다.

김발없이도 자~알~ 말아지더군요 ㅎㅎ




짜쟌~ 작은 아이들을 위한 미니 김밥 완성~

그러나 둘째 아이는 시금치가 들어있다고 먹지도 않았다는 불편한 진실 ㅠㅠㅠㅠ

그러나 셋째 아이는 너무 많이 먹으려고 들어서 억지로 빼서야 했다는 불편한 진실 ㅋㅋㅋㅋ




그리고 이건 큰아이와 어른들을 위한 김밥~ 완성입니다.

참기름도 발라주고 통깨도 뿌려주고 싶었지만, 그건 생략! ㅋㅋ




그리고 이렇게 예쁘게 썰어서 담아주었습니다. 

꽁지를 썰어서 낼름낼름 먹다보니 꽁지는 몇개 없어요.

원래 꽁지는 썰자마자 낼름 먹어야 더 맛있잖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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