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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쓸 작정이였다. 성탄절이 아닌 크리스마스에는 마음이 들뜨기 마련이니까 그런 마음을 가득 담아볼 작정이였다. 그런데 또 생각해 보니 크리스마스 따위 별 볼일 없는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만두었다. 그런데 또 생각해보니 무언가 허전해서 그냥 이대로 가만히 있기는 싫어졌다. 그럼 머 그냥 블로그에다가 끄적끄적이라도 해보자 라는 생각에 글쓰기 버튼을 눌렀다. 그런데 막상 무언가 끄적끄적 하려니 그것도 귀찮아지려 하고있다. 역시 사랑하는 가족과 떨어져서 보내는 크리스마스 이브는 허전하구나...


엄마는 변함없는 밥상을 차려주셨고, 아버지는 변함없이 TV를 시청하며 묵묵히 식사를 하셨다. TV앞에 앉은 나는 변함없이 채널 돌리기 놀이에 집중했고, 따사로운 햇살을 맞으며 산책에 나섰다. 여느날과 다름없는 그런 평범한 일상이지만 오늘의 일상이 여느날과 다름없음이... 여느날과 다름없는 그 평범함이... 상당히 어색하게 느껴진 것은 사실이다. 그 어색함의 원인을 찾아보니... 아침부터 "메리 크리스마스" 라는 카톡 메시지가 울려대서 그런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이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이브의 그 특별함이 있기 때문에 평소 연락을 잘 안하던 사람들도 카톡에 등장하여 "메리 크리스마스" 라고 외쳐 대는것 아니겠는가. 그러니 그 특별함이 있는 오늘. 크리스마스 이브가 여느날과 변함없이 평범한 것이 어색했다.


아이들은 트리를 장색했고, 아이들은 케잌을 만들었으며, 어른들은 선물을 준비하고, 아이들은 동심을 준비하였고, 아이들은 선물을 받았고 어른들은 선물을 받았다. 오늘 하루 있었던 이 많은 일들이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았다. 난 그저 어느날과 다름없는 하루를 보냈다. 그 어느날과 다름없는 평범한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냈다. 


화상 전화다. 전화기속 영상에 등장한 아이들은 예쁘고 귀엽고 깜찍했다. 그리고 사랑스러웠다. 책상위에 놓여진 크리스마스 선물이 눈에 들어왔다. 몇일전 미리 받아두었던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그리고 아이들의 사진을 다시 보고 또 봤다. 작년 크리스마스가 떠올랐다. 행복했던 기억들. 내년 크리스마스는 꼭 아이들과.... 사랑하는 나의 가족과 함께 보내리라고 다짐했다. 


그렇지만, 지금은 2013년의 크리스마스다. 메리 크리스마스!




고사리 같은 손으로 만든 케잌이란다. 어린이집에서 엄마와 함께 만들었다는 크리스마스 케잌. 아이들이 직접 만들었으니 더욱 소중하다. 먹어보고 싶은 마음은 한가득인데...




큰아들의 크리스마스 선물. 스마트폰도 들어있는 마술상자라고 한다. 마술에 푹 빠져있는 큰아들에게는 무척 소중한 물건이겠지. 당분간은 이녀석이 보물 1호가 아닐까 싶다. 




둘째 아들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요즘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또봇이다. 이거 구하느라 고생즘 했을 아이 엄마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이토록 좋아하는 표정이라니. 정말 세상에서 부러운게 없는 듯한 표정이다. 




그리고 막내딸의 크리스마스 선물. 아기 인형이다. 오빠들 장난감만 가지고 놀아서 안쓰러웠는데 여자 아이다운 여자아이가 가지고 놀만한 장난감이 드디어 생겼구나. 생각보다 잘 가지고 놀아서 다행이다. 기특한 것. 어쩜 저리 예쁘고 깜찍한지. ㅎㅎ 




마지막으로 오늘의 야외활동 인증샷. 뜬금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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