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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이 지났습니다. 시우가 머리를 자른 게 말이죠. 아마 지난 여름 이였을꺼에요. 머리를 자르고 난 뒤 머리도 감지 않고, 수건만 두른 채 그대로 집까지 왔으니까요. 그날은 날씨가 따뜻했으니까 그랬을꺼에요. 그것보다 이 녀석이 어찌나 울어대는지 머리 자르는 동안 아주 진땀을 흐렸습니다.  시우 녀석도 무척 힘들었겠지만 안고 있는 아이 엄마도 자르는 미용실 원장님도 무척 힘들었을꺼에요. 그렇게 한바탕을 했으니 그 동안은 시우의 머리를 잘라주기가 무서웠달까요? 한참동안 시우의 머리를 잘라주지 못한 변명을 굳이 하자면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잘라야지 잘라야지 벼르고 벼르기를 몇 달? 몇 주? 아무튼 한참을 벼르기만 하다가 이제는 앞머리가 눈을 찌를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날씨가 갑자기 너무 추워지는 바람에 이번 주말에도 못 자르는 것 아닌가 했습니다만, 결국은 자르고 왔습니다. 추운 날씨 탓에 꽁꽁 싸매고 다녀왔네요. 아이 머리를 자르는게 보통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이가 가만히 있지를 않을 뿐더러 머리카락이 얼굴 뿐만 아니라 눈/코/입을 있는 그대로 공격을 해대죠. 그러니 부모가 아이를 않고 머리를 잘라야 하는데 그러다 보니 아이의 옷뿐만 아니라 부모의 옷들도 온통 머리카락 범벅이 되어 버립니다. 그러니 이건 이그젝틀리 보통 힘든 일이 아닌 거에요. 이거 정말 큰맘 먹지 않으면 하기 힘든 겁니다? 끄덕 끄덕. 적어도 아이가 얌전하게 앉아서 머리를 자를 수 있게 되기까지는 앞으로도 몇 번의 각오를 더 해야 한다는 얘기죠.

 

하지만 예쁘게 잘라진 아이의 모습을 보면 또 그 힘들었던 것들쯤이야 아무렇지도 않아 라고 훌훌 털어 버리는게 부모의 마음 아닐까요? 저 또한 그랬으니까요. 시우의 새로운 머리 스타일이 너무나 귀엽고 깜찍해서 미용실에서 힘들었던 것들쯤은 벌써 까맣게 잊었습니다.


머리 자르기 얼마 전에 찍은 사진입니다. 옆머리도 더부룩하고 앞머리도 삐쭉거리는게 저 지경이 될때까지 머리도 안 잘라준 엄마 아빠가 참 나쁩니다. 으응?

 
 

그 그래서… 자… 잘랐습니다. 정말 큰맘 먹고 자른겁니다. 그것도 무려 예쁘게 잘랐습니다. 너무 너무 예쁘고 귀엽게 잘랐답니다.





바로 이렇게요~

 
 

저의 첫 한마디는 이랬습니다.

"우어우어~ 이게 뭐야아아아~"


 

이 반응을 본 미용실 원장님 왈

"왜요? 나… 나름 귀여운데요?"

그.. 그래 그래야 내가 돈을 줄 테니까? 그러는거 아닙니다 원장니임~ …



그래도 아이 엄마도 나름 귀엽다고 하고… 뭐 워낙 바탕이 잘 생겼으니까 그럭저럭 봐 줄만 합니다? 아니 그것보다 자꾸 보니 귀엽네요? 또 보니 너무너무 귀엽고 깜찍합니다? 뭐 어쨌든 만족 스럽습니다. 시우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말이에요.

 



 

하지만,

다음부터 절대로 바가지 머리는 없다. 시우한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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